안녕,
처음에 편지를 쓰기 시작했을 때, 나도 힘이 꽤 들어가 있었던 것 같아. 늘 뭔가 잘해야 한다는 부담감? 하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아. 요즘 자주 대화를 나누지 못하다 보니, 이렇게 못다 한 말을 남기는 느낌으로 글을 쓰는 게 좋아졌어. 여기엔 어떤 말이든, 어떤 방식으로든 적어도 괜찮을 것 같거든.
오늘은 차담 모임이 있었어.
처음 만나는 사람들과는 늘 *‘내가 좋아하는 것 10가지’*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시작하곤 해. 그런데 정말 신기한 일이야. 시들어 있던 표정들이 자기가 좋아하는 걸 적고 말하기 시작하면 서서히 살아나는 거야. 눈빛도 표정도 생동감으로 가득 차는 걸 보면서, ‘사람에게는 좋아하는 것이 꼭 필요하고, 그걸 한다는 게 자신을 살리는 일일지도 몰라,’ 이런 생각을 했어.
생각해 보니까, 우리도 서로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잘 알고 있잖아.
그런데 정작 직접 물어본 적은 별로 없었던 것 같아.
그래서 물어볼게. 너는 어떤 걸 좋아해?
나는 살아 있기 위해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계속 하고 싶어.
사실 예전엔 내가 좋아하는 걸 한다는 것에 죄책감을 느끼기도 했어. 상대의 눈치를 보느라 좋아하는 걸 숨기거나 포기하기도 했고. 하지만 지금은 달라졌어. 내가 좋아하는 걸 하는 나를 그대로 받아들이고, 그걸 좋아해 주는 사람들을 만나고 싶어졌어.
그런 사람들과 함께하면 서로 더 생동감 넘치게 되는 것 같아.
마치 ourmove처럼,
각자의 열정과 색깔을 살리면서도 연결되어 새로운 걸 만들어 내는 그런 관계들 말이야. 우리가 계속 그런 관계들을 만들어가면 좋겠다.
그러니까, 네가 좋아하는 걸 나한테도 들려줘.
너의 이야기가 더 궁금해지는 오늘이야.
동희가.